모든 사람은 인간 생활의 필수품, 편의품, 오락을 누릴 수 있는 정도에 따라 부유하기도 하고 가난하기도 하다. 그러나 분업이 일단 완전히 이루어진 뒤에는 자기 자신의 노동으로 마련할 수 있는 것은 그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 훨씬 더 큰 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노동에서 얻어야 하며, 그는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또는 살 수 있는 그 노동의 양에 따라 부유하기도 하고 가난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상품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그것을 스스로 사용하거나 소비할 생각이 없고 다른 상품과 교환할 생각인 사람에게, 그 상품의 가치는 그것으로 그가 사거나 지배할 수 있는 노동의 양과 같다. 그러므로 노동은 모든 상품의 교환가치의 실질적 척도이다.
모든 물건의 실질가격, 곧 그것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그 물건이 실제로 치르게 하는 것은 그것을 얻는 데 드는 수고와 고생이다. 그것을 이미 얻어서 처분하거나 다른 것과 교환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모든 물건이 실제로 갖는 값어치는, 그것이 그 자신에게 덜어 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지울 수 있는 수고와 고생이다. 화폐나 재화로 사는 것은, 우리가 제 몸의 수고로 얻는 것과 똑같이 노동으로 사는 것이다. 물론 그 화폐나 재화는 우리에게서 이 수고를 덜어 준다. 그것들은 일정량의 노동의 가치를 담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그 당시 같은 양의 노동의 가치를 담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과 교환한다. 노동은 최초의 가격, 곧 모든 물건에 대해 치른 본원적 구매 대금이었다. 세상의 모든 부가 본래 구매된 것은 금이나 은으로가 아니라 노동으로였다. 그리고 그 부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그것을 어떤 새로운 생산물과 교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 부의 가치는 그것으로 그들이 사거나 지배할 수 있는 노동의 양과 정확히 같다.
홉스(Hobbes) 씨가 말하듯 부는 힘이다. 그러나 큰 재산을 얻거나 물려받은 사람이 반드시 민정이든 군사든 어떤 정치권력을 얻거나 물려받는 것은 아니다. 그의 재산은 아마 그 둘을 얻을 수단을 그에게 제공할지 모르지만, 그 재산을 소유했다는 것만으로 반드시 그 어느 쪽이 그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소유가 그에게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주는 힘은 구매하는 힘, 곧 그때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노동이나 모든 노동 생산물에 대한 일정한 지배력이다. 그의 재산은 정확히 이 힘의 크기에 비례하여, 다시 말해 그것으로 그가 사거나 지배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의 노동의 양, 또는 같은 말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노동 생산물의 양에 비례하여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다. 모든 물건의 교환가치는 언제나 그것이 소유자에게 주는 이 힘의 크기와 정확히 같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노동이 모든 상품의 교환가치의 실질적 척도라 하더라도, 상품의 가치가 보통 노동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두 노동량 사이의 비율을 확인하기는 흔히 어렵다.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일에 쓴 시간만으로 이 비율이 언제나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견뎌 낸 고생의 정도와 발휘한 재간의 정도도 고려해야 한다. 한 시간의 힘든 일에는 두 시간의 쉬운 일보다 더 많은 노동이 들어 있을 수 있고, 배우는 데 10년의 노동이 든 직업에 한 시간 몰두하는 데에는 평범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 한 달 동안 근로하는 것보다 더 많은 노동이 들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고생이나 재간의 정확한 척도를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서로 다른 종류의 노동이 낳은 서로 다른 생산물을 교환할 때는 보통 이 두 가지가 어느 정도 참작된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정확한 척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장에서의 흥정과 거래에 의해, 정확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의 업무를 영위하기에는 충분한 일종의 대략적인 균등에 따라 조정된다.
게다가 모든 상품은 노동보다 다른 상품과 더 자주 교환되고, 그로써 다른 상품과 더 자주 비교된다. 그러므로 어떤 상품의 교환가치를 그것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노동의 양보다 다른 어떤 상품의 양으로 평가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동의 양이라는 말보다 특정 상품의 양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더 잘 이해한다. 하나는 분명하고 손에 잡히는 대상이고, 다른 하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만들 수는 있어도 그렇게 자연스럽고 명백하지는 않은 추상적 개념이다.
그러나 물물교환이 그치고 화폐가 상업의 공통 수단이 되면, 모든 특정 상품은 다른 어떤 상품보다 화폐와 더 자주 교환된다. 푸줏간 주인은 쇠고기나 양고기를 빵이나 맥주와 바꾸려고 빵집 주인이나 양조업자에게 가져가는 일이 드물다. 그는 그것을 시장으로 가져가서 화폐와 교환하고, 나중에 그 화폐를 빵이나 맥주와 교환한다. 그가 고기의 대가로 받는 화폐의 양이 그가 나중에 살 수 있는 빵과 맥주의 양도 정한다. 그러므로 그에게는 고기의 가치를, 다른 상품을 매개로 해서만 교환할 수 있는 빵과 맥주의 양보다, 고기를 즉시 교환하는 상품인 화폐의 양으로 평가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명백하다. 그래서 그는 자기 고기가 빵 3~4파운드나 약한 맥주 3~4쿼트의 값어치가 있다고 하기보다는 1파운드에 3펜스나 4펜스의 값어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 결과 모든 상품의 교환가치는 그것과 교환해서 얻을 수 있는 노동의 양이나 다른 어떤 상품의 양보다 화폐의 양으로 더 자주 평가된다.
그러나 금과 은도 다른 모든 상품과 마찬가지로 그 가치가 변한다. 때로는 더 싸고 때로는 더 비싸며, 때로는 사기가 더 쉽고 때로는 더 어렵다. 그것들의 일정량이 사거나 지배할 수 있는 노동의 양, 또는 그것과 교환되는 다른 재화의 양은 언제나 그런 교환이 이루어지는 무렵에 알려져 있는 광산의 풍부함이나 빈약함에 달려 있다. 아메리카의 풍부한 광산이 발견되자 16세기에 유럽에서 금과 은의 가치는 그전의 약 3분의 1로 떨어졌다. 이 금속들을 광산에서 시장으로 가져오는 데 드는 노동이 줄었으므로, 시장에 나왔을 때 그것들이 사거나 지배할 수 있는 노동도 줄었다. 그리고 그 가치의 이 격변은 아마 가장 큰 것이었겠지만, 역사가 얼마간 전해 주는 유일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사람의 발이나 길(fathom)이나 한 줌처럼 그 자체의 양이 끊임없이 변하는 양의 척도가 결코 다른 물건의 양을 재는 정확한 척도가 될 수 없듯이, 그 자체의 가치가 끊임없이 변하는 상품은 결코 다른 상품의 가치를 재는 정확한 척도가 될 수 없다. 같은 양의 노동은 언제 어디서나 노동자에게 같은 가치를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보통의 건강·체력·기력 상태에서, 보통 정도의 숙련과 기교로, 그는 언제나 자기의 안락과 자유와 행복의 같은 몫을 내놓아야 한다. 그 대가로 받는 재화의 양이 얼마이든 그가 치르는 가격은 언제나 같을 수밖에 없다. 물론 노동으로 살 수 있는 재화의 양은 때로는 많고 때로는 적을 것이다. 그러나 변하는 것은 그 재화의 가치이지 그것을 사는 노동의 가치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손에 넣기 어렵거나 얻는 데 많은 노동이 드는 것은 비싸고, 쉽게 또는 아주 적은 노동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싸다. 그러므로 그 자체의 가치가 결코 변하지 않는 노동만이, 모든 상품의 가치를 언제 어디서나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는 궁극적이고 실질적인 유일한 기준이다. 노동은 상품의 실질가격이고, 화폐는 그 명목가격일 뿐이다.
그러나 같은 양의 노동이 노동자에게는 언제나 같은 가치를 갖는다 하더라도, 그를 고용하는 사람에게는 때로는 더 큰 가치를, 때로는 더 작은 가치를 갖는 것처럼 보인다. 고용주는 노동을 때로는 더 많은, 때로는 더 적은 양의 재화로 사며, 그에게는 노동의 가격이 다른 모든 물건의 가격처럼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 경우에는 노동이 비싸 보이고 다른 경우에는 싸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경우에는 재화가 싸고 다른 경우에는 재화가 비싼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통속적인 의미에서는 노동도 상품처럼 실질가격과 명목가격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노동의 실질가격은 그 대가로 주어지는 생활필수품과 편의품의 양으로 이루어지고, 그 명목가격은 화폐의 양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노동자가 부유하냐 가난하냐, 보수를 잘 받느냐 못 받느냐는 그의 노동의 명목가격이 아니라 실질가격에 비례한다.
상품과 노동의 실질가격과 명목가격의 구별은 단순한 사변의 문제가 아니며, 때로는 실제로 상당히 유용할 수 있다. 같은 실질가격은 언제나 같은 가치를 갖지만, 금은의 가치 변동 때문에 같은 명목가격이 때로는 매우 다른 가치를 갖는다. 그러므로 영구 지대를 유보하고 토지를 팔 때, 이 지대가 언제나 같은 가치를 갖게 하려 한다면, 그 지대를 받게 될 가족으로서는 그것이 특정 금액의 화폐로 정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정하면 그 가치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종류의 변동에 노출될 것이다. 첫째는 같은 명칭의 주화에 시기마다 다른 양의 금은이 들어 있는 데서 생기는 변동이고, 둘째는 같은 양의 금은이 시기마다 다른 가치를 갖는 데서 생기는 변동이다.
군주와 주권 국가는 주화에 든 순금속의 양을 줄이는 데 일시적 이익이 있다고 자주 생각했지만, 그것을 늘리는 데 이익이 있다고 생각한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내가 믿기로는 모든 국민의 주화에 든 금속의 양은 거의 끊임없이 줄어 왔고 늘어난 일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이런 변동은 거의 언제나 화폐 지대의 가치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아메리카 광산의 발견은 유럽에서 금과 은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흔히들 이 하락이, 내가 보기에는 확실한 증거가 없지만, 아직도 점진적으로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 가정에 따르면, 이런 변동은 지대를 특정 명칭의 주화 얼마(예컨대 몇 파운드 스털링)로 치르기로 하지 않고, 순은 또는 일정 품위의 은 몇 온스로 치르기로 약정하더라도, 화폐 지대의 가치를 늘리기보다는 줄일 가능성이 더 크다.
곡물로 유보된 지대는 주화의 명칭이 바뀌지 않은 경우에도 화폐로 유보된 지대보다 그 가치를 훨씬 잘 보존해 왔다. 엘리자베스 18년의 법령으로 모든 대학 임대차 지대의 3분의 1은 곡물로 유보하여 현물로, 또는 가장 가까운 공설 시장의 시가에 따라 치르도록 정해졌다. 블랙스톤(Blackstone) 박사에 따르면 이 곡물 지대에서 나오는 화폐는 본래 전체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보통 나머지 3분의 2에서 나오는 것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이 설명대로라면 대학의 옛 화폐 지대는 옛 가치의 거의 4분의 1로 떨어졌거나, 이전에 값하던 곡물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값어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런데 필립과 메리의 치세 이래 잉글랜드 주화의 명칭은 거의 또는 전혀 바뀌지 않았고, 같은 수의 파운드·실링·펜스가 거의 같은 양의 순은을 담아 왔다. 그러므로 대학 화폐 지대의 가치가 이렇게 떨어진 것은 전적으로 은 가격의 하락에서 생긴 것이다.
은의 가치 하락이 같은 명칭의 주화에 든 은의 양의 감소와 겹치면 손실은 흔히 더 커진다. 주화의 명칭이 잉글랜드보다 훨씬 크게 바뀐 스코틀랜드와, 그것이 스코틀랜드보다도 더 크게 바뀐 프랑스에서는, 본래 상당한 가치가 있던 몇몇 옛 지대가 이런 식으로 거의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줄어들었다.
먼 시기들 사이에서 같은 양의 노동은 같은 양의 금은이나, 아마 다른 어떤 상품보다도 노동자의 생계 수단인 같은 양의 곡물로 더 비슷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먼 시기들 사이에서 같은 양의 곡물은 실질 가치가 더 비슷할 것이고, 다시 말해 그 소유자가 다른 사람들의 노동을 더 비슷한 양만큼 사거나 지배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거의 다른 어떤 상품의 같은 양보다 더 비슷하게 그럴 것이다. 같은 양의 곡물조차 정확히 그렇게 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뒤에서 밝히려고 하겠지만, 노동자의 생계, 곧 노동의 실질가격은 경우에 따라 매우 다르다. 부유를 향해 나아가는 사회에서는 정체된 사회에서보다, 정체된 사회에서는 뒷걸음질 치는 사회에서보다 더 넉넉하다. 그러나 다른 모든 상품은 어느 특정 시기에 그때 살 수 있는 생계 수단의 양에 비례하여 더 많거나 적은 노동을 살 것이다. 그러므로 곡물로 유보된 지대는 일정량의 곡물이 살 수 있는 노동의 양의 변동에만 노출된다. 그러나 다른 어떤 상품으로 유보된 지대는 일정량의 곡물이 살 수 있는 노동의 양의 변동뿐 아니라, 그 상품의 일정량이 살 수 있는 곡물의 양의 변동에도 노출된다.
그러나 유의할 것은, 곡물 지대의 실질 가치는 세기에서 세기로는 화폐 지대보다 훨씬 덜 변하지만, 해마다는 훨씬 더 많이 변한다는 점이다. 뒤에서 밝히려고 하겠지만, 노동의 화폐가격은 곡물의 화폐가격과 함께 해마다 오르내리지 않으며, 어디서나 그 생활필수품의 일시적이거나 우연한 가격이 아니라 평균적이거나 보통의 가격에 맞춰지는 것 같다. 또 곡물의 평균적이거나 보통의 가격은, 이것도 뒤에서 밝히려고 하겠지만, 은의 가치에 의해, 곧 그 금속을 시장에 공급하는 광산의 풍부함이나 빈약함에 의해, 다시 말해 일정량의 은을 광산에서 시장으로 가져오는 데 써야 하는 노동의 양, 따라서 소비해야 하는 곡물의 양에 의해 규제된다. 그런데 은의 가치는 세기에서 세기로는 때로 크게 변하지만 해마다 크게 변하는 일은 드물며, 흔히 반세기나 한 세기 동안 내리 같거나 거의 같게 유지된다. 그러므로 곡물의 보통 또는 평균 화폐가격도 그렇게 긴 기간 동안 같거나 거의 같게 유지될 수 있고, 그와 함께 노동의 화폐가격도 그럴 수 있다. 적어도 사회가 다른 점에서 같거나 거의 같은 상태로 유지되는 한 그렇다. 그러는 동안 곡물의 일시적이고 우연한 가격은 흔히 어느 해에 그 전해의 두 배가 되기도 하고, 예를 들어 1쿼터에 25실링에서 50실링 사이를 오르내리기도 한다. 그런데 곡물이 뒤의 가격일 때는 곡물 지대의 명목 가치뿐 아니라 실질 가치도 앞의 가격일 때의 두 배가 되며, 다시 말해 두 배의 노동이나 대부분의 다른 상품을 지배하게 된다. 이 모든 변동 동안 노동의 화폐가격과, 그와 함께 대부분의 다른 물건의 화폐가격은 같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노동이 가치의 유일하게 보편적이면서 유일하게 정확한 척도, 다시 말해 서로 다른 상품의 가치를 언제 어디서나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이라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서로 다른 상품의 실질 가치를 세기에서 세기로 그것들의 대가로 주어진 은의 양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은 인정된다. 해마다 곡물의 양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노동의 양으로는 세기에서 세기로도, 해마다도 가장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세기에서 세기로는 곡물이 은보다 나은 척도이다. 세기에서 세기로는 같은 양의 곡물이 같은 양의 은보다 같은 양의 노동을 더 비슷하게 지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해마다로는 은이 곡물보다 나은 척도이다. 같은 양의 은이 같은 양의 노동을 더 비슷하게 지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구 지대를 설정하거나 아주 긴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는 실질가격과 명목가격을 구별하는 것이 쓸모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 생활에서 더 흔하고 일상적인 거래인 사고파는 일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다.
같은 때 같은 곳에서는 모든 상품의 실질가격과 명목가격이 정확히 서로 비례한다. 예를 들어 런던 시장에서 어떤 상품의 대가로 받는 화폐가 많을수록 또는 적을수록, 그것으로 그때 그곳에서 사거나 지배할 수 있는 노동도 많거나 적을 것이다. 그러므로 같은 때 같은 곳에서는 화폐가 모든 상품의 실질 교환가치의 정확한 척도이다. 그러나 그것은 같은 때 같은 곳에서만 그렇다.
멀리 떨어진 곳들 사이에서는 상품의 실질가격과 화폐가격 사이에 아무런 규칙적 비율이 없지만,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재화를 실어 나르는 상인은 화폐가격, 곧 그것을 사는 데 드는 은의 양과 그것을 팔 수 있을 것 같은 은의 양의 차이 말고는 고려할 것이 없다. 중국 광저우(Canton)에서는 은 반 온스가 런던에서 은 1온스보다 더 많은 노동과 생활필수품과 편의품을 지배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광저우에서 은 반 온스에 팔리는 상품이 그곳에서 그것을 가진 사람에게는, 런던에서 1온스에 팔리는 상품이 런던에서 그것을 가진 사람에게 갖는 것보다 실제로 더 비싸고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런던 상인이 광저우에서 은 반 온스로 산 상품을 나중에 런던에서 1온스에 팔 수 있다면, 그는 이 거래로 100퍼센트를 버는 셈이다. 은 1온스가 런던에서 광저우에서와 정확히 같은 가치를 갖는 경우와 똑같다. 광저우에서 은 반 온스가 런던에서 1온스보다 더 많은 노동과 생활필수품과 편의품을 지배하게 해 주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그에게 아무 상관이 없다. 런던에서 1온스는 언제나 그곳에서 반 온스가 지배할 수 있었을 것의 두 배를 그에게 지배하게 해 줄 것이고, 이것이 바로 그가 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매매가 현명한지 어리석은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그로써 가격이 관련된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업무를 규제하는 것은 재화의 명목가격, 곧 화폐가격이므로, 그것이 실질가격보다 훨씬 더 많은 주목을 받아 온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저작에서는 때로 특정 상품이 서로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갖는 서로 다른 실질 가치, 다시 말해 그것이 경우에 따라 그 소유자에게 준 다른 사람들의 노동에 대한 지배력의 서로 다른 정도를 비교하는 것이 쓸모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는 그것이 보통 팔린 은의 서로 다른 양보다는, 그 서로 다른 양의 은으로 살 수 있었을 노동의 서로 다른 양을 비교해야 한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시기와 장소의 노동의 시가는 어느 정도 정확하게라도 알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곡물의 시가는 규칙적으로 기록된 곳이 몇 군데 안 되지만 대체로 더 잘 알려져 있고, 역사가와 다른 저술가들이 더 자주 언급해 왔다. 그러므로 우리는 대개 그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것이 언제나 노동의 시가와 정확히 같은 비율이어서가 아니라, 그 비율에 보통 얻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근사치이기 때문이다. 나는 뒤에서 이런 종류의 비교를 여러 번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산업이 진보함에 따라 상업 국민들은 여러 가지 금속을 화폐로 주조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큰 지불에는 금을, 중간 가치의 구매에는 은을, 그보다 더 작은 거래에는 구리나 다른 어떤 비금속을 쓴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이 금속들 가운데 하나를 다른 두 금속보다 더 특별히 가치의 척도로 여겨 왔다. 그리고 이 우선권은 대체로 그들이 처음으로 상업의 수단으로 쓰게 된 금속에 주어진 것 같다. 다른 화폐가 없었을 때 틀림없이 그랬듯이 일단 그것을 기준으로 쓰기 시작하면, 그 필요가 같지 않게 된 뒤에도 대체로 계속 그렇게 해 왔다.
로마인들은 제1차 포에니 전쟁 5년 전까지(플리니우스, 제33권 제3장) 구리 화폐밖에 없었고, 그때 처음으로 은을 주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 공화국에서는 구리가 언제나 가치의 척도로 계속 남았던 것 같다. 로마에서는 모든 회계가 아스(as)나 세스테르티우스(sestertius)로 기록되고, 모든 재산의 가치가 그것으로 계산되었던 것 같다. 아스는 언제나 구리 주화의 명칭이었다. 세스테르티우스라는 말은 2.5아스를 뜻한다. 그러므로 세스테르티우스는 본래 은화였지만 그 가치는 구리로 평가되었다. 로마에서는 빚을 많이 진 사람을 두고 다른 사람의 구리를 많이 가졌다고 말했다.
로마 제국의 폐허 위에 자리 잡은 북방 민족들은 정착 초기부터 은화를 가졌던 것 같으며, 그 뒤 여러 시대 동안 금화도 동화도 몰랐던 것 같다. 잉글랜드에는 색슨 시대에 은화가 있었지만, 에드워드 3세 때까지는 금화가 거의 주조되지 않았고, 대브리튼의 제임스 1세 때까지는 동화가 전혀 주조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잉글랜드에서는, 그리고 내가 믿기로는 같은 이유로 유럽의 다른 모든 근대 국민에게서도, 모든 회계가 은으로 기록되고 모든 재화와 모든 재산의 가치가 대체로 은으로 계산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사람의 재산 액수를 표현하려 할 때, 기니의 개수를 말하는 일은 드물고 그 대가로 주어지리라고 생각되는 파운드 스털링의 액수를 말한다.
내가 믿기로는 본래 모든 나라에서 법정 지불은 특별히 기준 또는 가치의 척도로 여겨진 금속의 주화로만 할 수 있었다. 잉글랜드에서는 금이 화폐로 주조된 뒤에도 오랫동안 법정 통화로 여겨지지 않았다. 금화와 은화의 가치 사이의 비율은 어떤 공적인 법률이나 포고로 정해지지 않고 시장에서 정해지도록 맡겨졌다. 채무자가 금으로 지불하겠다고 하면 채권자는 그런 지불을 아예 거절할 수도 있었고, 자기와 채무자가 합의할 수 있는 금의 평가로 그것을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구리는 지금도 작은 은화의 잔돈으로서가 아니면 법정 통화가 아니다.
이런 사정 아래에서는 기준인 금속과 기준이 아닌 금속의 구별이 명목상의 구별 이상의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이 주화로서 여러 금속을 쓰는 데 점점 더 익숙해지고 따라서 각 금속의 가치 사이의 비율을 더 잘 알게 되자, 내가 믿기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 비율을 확정하여, 예를 들어 이러저러한 무게와 순도의 1기니는 21실링과 교환되어야 한다, 또는 그 금액의 빚에 대한 법정 통화가 된다고 공적인 법률로 선포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여겨졌다. 이런 사정 아래에서, 그리고 이런 종류의 법정 비율 하나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기준인 금속과 기준이 아닌 금속의 구별은 명목상의 구별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 법정 비율에 어떤 변경이 생기면 이 구별은 다시 명목상의 것 이상이 되거나, 적어도 그렇게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1기니의 법정 가치가 20실링으로 내려가거나 22실링으로 올라간다면, 모든 회계가 은화로 기록되고 거의 모든 채무 증서가 은화로 표시되어 있으므로, 지불의 대부분은 어느 경우에나 전과 같은 양의 은화로 할 수 있겠지만, 금화로는 매우 다른 양이 필요할 것이다. 한 경우에는 더 많이, 다른 경우에는 더 적게. 은이 금보다 가치가 더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은이 금의 가치를 재는 것처럼 보이고, 금이 은의 가치를 재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금의 가치는 그것과 교환될 은의 양에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고, 은의 가치는 그것과 교환될 금의 양에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차이는 전적으로 회계를 기록하고 크고 작은 모든 금액을 금화보다 은화로 표시하는 관습 때문일 것이다. 드러먼드(Drummond) 씨가 발행한 25기니나 50기니짜리 어음은 이런 변경 뒤에도 전과 마찬가지로 25기니나 50기니로 지불될 것이다. 그런 변경 뒤에 그 어음은 전과 같은 양의 금으로, 그러나 매우 다른 양의 은으로 지불될 것이다. 이런 어음의 지불에서는 금이 은보다 가치가 더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금이 은의 가치를 재는 것처럼 보이고, 은이 금의 가치를 재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회계를 기록하고 약속어음과 다른 금전 채무 증서를 이런 방식으로 표시하는 관습이 일반화된다면, 은이 아니라 금이 특별히 기준 또는 가치의 척도인 금속으로 여겨질 것이다.
실제로는 주화에서 여러 금속의 각 가치 사이에 법정 비율 하나가 유지되는 동안, 가장 귀한 금속의 가치가 주화 전체의 가치를 규제한다. 구리 12펜스에는 최상품이 아닌 구리가 상용 파운드(avoirdupois)로 반 파운드 들어 있는데, 이것은 주조되기 전에는 은으로 7펜스의 값어치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법규에 따라 이런 페니 12개가 1실링과 교환되도록 정해져 있으므로, 시장에서는 1실링의 값어치가 있다고 여겨지며 언제든 그것으로 1실링을 얻을 수 있다. 최근 대브리튼의 금화가 개주되기 전에도 금화는, 적어도 런던과 그 근교에서 유통되던 부분은, 대체로 은화의 대부분보다 법정 무게 아래로 덜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도 닳고 마멸된 실링 21개가 1기니와 같은 값으로 여겨졌다. 그 기니도 아마 닳고 마멸되었겠지만 그 정도가 그렇게 심한 일은 드물었다. 최근의 법규는 금화를 아마 어떤 국민의 통용 주화라도 가능한 한 그 법정 무게에 가깝게 되돌려 놓았으며, 공공 관청에서 금을 무게로만 받으라는 명령은 그것이 시행되는 한 금화를 그 상태로 유지할 것이다. 은화는 금화 개주 이전과 같이 여전히 닳고 악화된 상태로 남아 있다.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이 악화된 은화 21실링이 여전히 이 훌륭한 금화 1기니의 값어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금화의 개주는 그것과 교환될 수 있는 은화의 가치를 분명히 끌어올렸다.
잉글랜드 조폐소에서는 금 1파운드를 44.5기니로 주조하는데, 1기니를 21실링으로 치면 46파운드 14실링 6펜스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런 금화 1온스는 은으로 3파운드 17실링 10.5펜스의 값어치가 있다. 잉글랜드에서는 주조에 대해 어떤 세금이나 주조세도 내지 않으며, 법정 품위의 금괴 1파운드나 1온스를 조폐소에 가져가는 사람은 아무런 공제 없이 주화로 금 1파운드나 1온스를 돌려받는다. 그러므로 1온스에 3파운드 17실링 10.5펜스가 잉글랜드에서 금의 조폐 가격, 곧 조폐소가 법정 품위의 금괴에 대해 돌려주는 금화의 양이라고 한다.
금화를 개주하기 전에는 법정 품위 금괴의 시장가격이 여러 해 동안 1온스에 3파운드 18실링이 넘었고, 때로는 3파운드 19실링, 아주 자주 4파운드였다. 닳고 악화된 금화로는 그 금액에 법정 품위의 금이 1온스 넘게 들어 있는 일이 드물었을 것이다. 금화를 개주한 뒤로는 법정 품위 금괴의 시장가격이 1온스에 3파운드 17실링 7펜스를 넘는 일이 드물다. 금화 개주 전에는 시장가격이 언제나 조폐 가격보다 다소 높았다. 개주 뒤로는 시장가격이 줄곧 조폐 가격보다 낮았다. 그런데 그 시장가격은 금화로 치르든 은화로 치르든 같다. 그러므로 최근의 금화 개주는 금화의 가치뿐 아니라 은화의 가치도 금괴에 비해, 그리고 아마 다른 모든 상품에 비해서도 끌어올렸다. 다만 다른 상품 대부분의 가격은 다른 많은 원인의 영향을 받으므로, 그것들에 비한 금화나 은화의 가치 상승은 그다지 뚜렷하고 감지할 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잉글랜드 조폐소에서는 법정 품위의 은괴 1파운드를 62실링으로 주조하는데, 마찬가지로 이 62실링에는 법정 품위의 은 1파운드가 들어 있다. 그러므로 1온스에 5실링 2펜스가 잉글랜드에서 은의 조폐 가격, 곧 조폐소가 법정 품위의 은괴에 대해 돌려주는 은화의 양이라고 한다. 금화 개주 전에는 법정 품위 은괴의 시장가격이 경우에 따라 1온스에 5실링 4펜스, 5실링 5펜스, 5실링 6펜스, 5실링 7펜스, 아주 자주 5실링 8펜스였다. 그러나 5실링 7펜스가 가장 흔한 가격이었던 것 같다. 금화 개주 뒤로는 법정 품위 은괴의 시장가격이 때때로 1온스에 5실링 3펜스, 5실링 4펜스, 5실링 5펜스로 떨어졌고, 마지막 가격을 넘은 일은 거의 없다. 은괴의 시장가격은 금화 개주 뒤 상당히 떨어졌지만 조폐 가격만큼 낮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잉글랜드 주화에서 여러 금속 사이의 비율을 보면, 구리가 그 실제 가치보다 훨씬 높게 평가되듯 은은 그보다 다소 낮게 평가된다. 유럽 시장에서, 그리고 프랑스 주화와 네덜란드 주화에서 순금 1온스는 순은 약 14온스와 교환된다. 잉글랜드 주화에서는 약 15온스, 곧 유럽의 일반적 평가에 따르면 그 값어치보다 많은 은과 교환된다. 그러나 잉글랜드 주화에서 구리의 가격이 높다고 해서 잉글랜드에서도 막대 구리의 가격이 오르지 않듯, 잉글랜드 주화에서 은의 평가율이 낮다고 해서 은괴의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은괴는 막대 구리가 은에 대해 제 비율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금에 대해 여전히 제 비율을 유지한다.
윌리엄 3세 치세에 은화를 개주했을 때에도 은괴의 가격은 여전히 조폐 가격보다 다소 높았다. 로크(Locke) 씨는 이 높은 가격을 은괴의 수출은 허용하고 은화의 수출은 금지한 탓으로 돌렸다. 그는 이 수출 허용 때문에 은괴에 대한 수요가 은화에 대한 수요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사고파는 일상적 용도로 은화를 원하는 사람의 수는 수출용이든 다른 어떤 용도로든 은괴를 원하는 사람의 수보다 분명히 훨씬 많다. 지금도 금괴 수출은 똑같이 허용되고 금화 수출은 똑같이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도 금괴의 가격은 조폐 가격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잉글랜드 주화에서 은은 그때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금에 비해 낮게 평가되었고, 금화(그 당시에도 개주가 필요하다고 여겨지지 않았다)가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때에도 주화 전체의 실질 가치를 규제했다. 그때 은화의 개주가 은괴의 가격을 조폐 가격으로 떨어뜨리지 못했으므로, 지금 비슷한 개주가 그렇게 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은화를 금화만큼 그 법정 무게에 가깝게 되돌려 놓는다면, 현재의 비율대로라면 아마 1기니는 은괴로 살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은화와 교환될 것이다. 은화가 완전한 법정 무게를 담고 있다면, 이 경우 그것을 녹여서 먼저 그 은괴를 금화를 받고 판 다음, 이 금화를 은화와 교환하여 그것을 또 같은 방식으로 녹이는 데서 이윤이 생길 것이다. 현재의 비율을 어느 정도 바꾸는 것만이 이 불편을 막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은이 지금 금에 대한 제 비율보다 낮게 평가되는 만큼 주화에서 그보다 높게 평가된다면, 그 불편은 아마 더 적을 것이다. 다만 동시에, 구리가 1실링의 잔돈 이상으로는 법정 통화가 아니듯 은도 1기니의 잔돈 이상으로는 법정 통화가 아니라고 법으로 정해야 한다. 이 경우 지금 구리를 높이 평가한다고 해서 어떤 채권자도 속지 않듯, 주화에서 은을 높이 평가한다고 해서 어떤 채권자도 속지 않을 것이다. 이 법규로 손해를 보는 것은 은행가들뿐일 것이다. 그들은 예금 인출 사태가 닥치면 때로 6펜스짜리 은화로 지불하여 시간을 벌려고 하는데, 이 법규 때문에 즉시 지불을 피하는 이 불명예스러운 방법을 쓸 수 없게 될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은 언제나 금고에 지금보다 많은 현금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틀림없이 그들에게 상당한 불편이겠지만, 동시에 그들의 채권자에게는 상당한 안전 보장이 될 것이다.
3파운드 17실링 10.5펜스(금의 조폐 가격)에는 지금의 훌륭한 금화로도 법정 품위의 금 1온스 넘게 들어 있지 않음이 확실하므로, 그 이상의 법정 품위 금괴를 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주화로 된 금은 금괴로 된 금보다 편리하다. 그리고 잉글랜드에서는 주조가 무료이지만, 금괴로 조폐소에 가져간 금이 몇 주가 지나기 전에 주화로 소유자에게 돌아오는 일은 드물다. 지금처럼 조폐소가 분주할 때는 몇 달이 지나야 돌아올 것이다. 이 지연은 작은 세금에 해당하며, 주화로 된 금을 같은 양의 금괴로 된 금보다 다소 더 값지게 만든다. 만일 잉글랜드 주화에서 은이 금에 대한 제 비율에 따라 평가된다면, 은화를 개주하지 않더라도 은괴의 가격은 아마 조폐 가격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지금의 닳고 마멸된 은화의 가치조차 그것과 바꿀 수 있는 훌륭한 금화의 가치에 의해 규제되기 때문이다.
금과 은 모두의 주조에 약간의 주조세나 세금을 매기면, 이 금속들이 주화로 된 경우 같은 양의 금괴나 은괴보다 우월한 정도가 아마 더욱 커질 것이다. 이 경우 주조는, 세공이 그 세공비만큼 은 식기의 가치를 늘리는 것과 같은 이유로, 이 작은 세금의 크기만큼 주조된 금속의 가치를 늘릴 것이다. 주화가 금속괴보다 우월하면 주화를 녹이는 일이 막아지고 그 수출이 억제될 것이다. 어떤 공적인 위급 사태로 주화를 수출해야 할 필요가 생기더라도, 그 대부분은 곧 저절로 되돌아올 것이다. 외국에서는 주화가 그 무게만큼의 금속괴로밖에 팔리지 않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그 무게 이상의 것을 살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국내로 다시 가져오는 데서 이윤이 생길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주조에 약 8퍼센트의 주조세가 부과되는데, 프랑스 주화는 수출되어도 저절로 국내로 되돌아온다고 한다.
금괴와 은괴의 시장가격이 때때로 오르내리는 것은 다른 모든 상품의 시장가격이 비슷하게 오르내리는 것과 같은 원인에서 생긴다. 바다와 육지에서의 여러 사고로 이 금속들이 자주 없어지고, 도금과 은 입히기, 레이스와 자수, 주화의 마모와 은 식기의 마모로 끊임없이 소모되므로, 자기 광산을 갖지 못한 모든 나라에서는 이 손실과 소모를 메우기 위해 끊임없는 수입이 필요하다. 수입 상인들도 다른 모든 상인처럼, 그때그때의 수입량을 당장의 수요가 될 것 같다고 판단하는 데 맞추려고 힘닿는 대로 애쓴다고 믿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그들은 때로는 너무 많이, 때로는 너무 적게 들여온다. 필요한 것보다 많은 금속괴를 수입했을 때, 그들은 그것을 다시 수출하는 위험과 수고를 치르기보다는 때로 그 일부를 보통 가격이나 평균 가격보다 조금 싸게 팔 용의가 있다. 반대로 필요한 것보다 적게 수입했을 때는 이 가격보다 조금 더 받는다. 그러나 이 모든 우연한 변동 속에서도 금괴나 은괴의 시장가격이 여러 해 동안 내리 꾸준하고 한결같이 조폐 가격보다 다소 높거나 다소 낮게 유지된다면, 이 꾸준하고 한결같은 가격의 높음이나 낮음은 그 당시 주화의 상태에 있는 어떤 것, 곧 일정량의 주화를 그것이 담고 있어야 할 정확한 양의 금속괴보다 더 값지거나 덜 값지게 만드는 어떤 것의 결과라고 확신할 수 있다. 결과가 한결같고 꾸준하다는 것은 원인에도 그에 비례하는 한결같음과 꾸준함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어떤 특정 나라의 화폐는 특정 시기와 장소에서, 통용 주화가 그 법정 기준에 얼마나 정확히 맞는가, 곧 담고 있어야 할 순금이나 순은의 정확한 양을 얼마나 정확히 담고 있는가에 따라 다소 정확한 가치 척도가 된다. 예를 들어 잉글랜드에서 44.5기니가 법정 품위의 금 정확히 1파운드, 곧 순금 11온스와 합금 1온스를 담고 있다면, 잉글랜드의 금화는 특정 시기와 장소에서 재화의 실제 가치를 재는 척도로서 사물의 본성이 허용하는 만큼 정확할 것이다. 그러나 문질러지고 닳아서 44.5기니가 대체로 법정 품위의 금 1파운드보다 적게 담고 있고, 게다가 그 감소가 어떤 주화에서는 다른 주화에서보다 더 크다면, 가치의 척도는 다른 모든 도량형이 흔히 노출되는 것과 같은 종류의 불확실성에 노출된다. 도량형이 그 법정 기준에 정확히 맞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 상인은 자기 재화의 가격을 그 도량형이 마땅히 그래야 할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보아 평균적으로 실제 그러하다고 아는 것에 될 수 있는 대로 맞춘다. 주화에 비슷한 혼란이 생기면, 마찬가지로 재화의 가격은 주화가 담고 있어야 할 순금이나 순은의 양이 아니라, 경험으로 보아 평균적으로 실제 담고 있다고 알려진 양에 맞춰지게 된다.
유의할 것은, 내가 재화의 화폐가격이라고 할 때는 언제나 주화의 명칭과 상관없이 그 재화가 팔리는 순금이나 순은의 양을 뜻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에드워드 1세 시대의 6실링 8펜스를 나는 오늘날의 1파운드 스털링과 같은 화폐가격으로 본다.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한 그것이 같은 양의 순은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